[미디어 I]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이 이제는 ‘지역사회 헬스케어’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동맥경화도, 근육이상, 신체조성, 심혈관질환 위험도, 치매위험도 등 과거에는 숙련된 의료진만 파악할 수 있던 여러 건강지표를 이제는 디지털-AI 기술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필요한 수요자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을까? 농산어촌에 거주하는 고령층 어르신들은 여전히 “AI”와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낯설고 먼 이야기로 느낀다. 지역 행정기관에서도 “너무 어려운 분야”라며 선뜻 접근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기술이 우리 삶에 맞닿아있다”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한 이유이다.
태안군 AI 진흥원이 그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진흥원은 AI 연구-개발, AI인재양성, 디지털건강서비스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사회 과학기술 진흥기관으로서 첨단기술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전문가가 직접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병원 방문 없이도 일상에서 건강 스크리닝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태안군에 전례가 없던 연구진흥기관으로 설립된 터라, 초기에는 군민들과의 접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후 AI진흥원을 전면 개방운영하면서 군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금년 상반기에만 약 3천여 명의 주민이 이용중이며, 지금까지 총 6,400여 명의 주민이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주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음”, 실제로 접해본 기술에 대한 평가는 “간단하고 편리함”으로 요약된다. 일부 노인복지관에서는 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정기적인 서비스 이용을 위해 전용 차량을 구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고, 개방형 운영을 계기로 군민들의 이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태안군AI진흥원은 태안군의 AI, 기술주권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도 꾸준히 수행중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여러 기술은 노인재활, 복지, 건강관리, 돌봄, 고독사예방, 해양치유 등의 다양한 분야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태안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군민건강관리, 치유관광 전문서비스, 맞춤형 돌봄-재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은 태안군이 가진 큰 자산이다.
■ 체험수기: “동네 의원보다 더 정확한 것 같아요”
태안군 남면에 거주하는 박OO(79) 어르신은 처음에는 “이런 건 젊은 사람들 쓰는 거 아니냐”며 망설였지만, AI진흥원에서 안내해준 디지털 건강 측정 장비를 사용해 본 뒤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냥 팔만 올렸을 뿐인데 혈관이 딱딱한지, 심장이 어떻게 뛰는지 다 나오더라고요. 옛날엔 병원 가도 잘 몰랐는데, 이젠 병원보다 기계가 더 정확한 것 같아요. 설명도 화면에 나오고, 연구원 선생님이 쉽게 알려주니까 어렵지 않았어요.”
이 같은 변화는 기술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접근성과 체험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체험 이후 많은 어르신들이 장비의 ‘간편함’에 놀라움을 표했고, 지역 사회의 관심도 빠르게 확산 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 전문가 1천명 양성 목표, 전국에서 가장 건강한 도시 태안을 꿈꾼다.]
AI진흥원은 24년도부터 디지털헬스케어 준전문가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금년부터는 수료자들이 보조연구원으로 현장에 투입되었다. 보조연구원들은 준전문가양성과정, 스마트헬스케어센터 운영교육, 근감소증 진단 보조도구 개발 프로젝트 등의 인턴십을 수료하여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 보급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군민이 원하는 많은 사업을 기획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귀촌인이 많은 태안군의 특성상 은퇴한 고경력자들이 많은데, 그 분들의 역량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선순환되는 모범적인 사례이다.
■ 권문선, 보조연구원(태안군 AI진흥원)
“저는 안양에서 태안으로 귀촌한 지 20년이 되었고,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지역과 함께 성장해왔어요. 이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태안군인공지능융합산업진흥원의 보조연구원이 되어, 디지털 헬스케어 준전문가 과정 등 여러 교육을 받고 올해 5월부터 현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석박사급 고급인재들은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태안군은 우리같은 보조연구인력을 많이 양성해서 마을 구석구석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보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남은 과제는 ‘체계 구축과 확산’…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태안군은 기술적으로 이미 준비되어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누가 제공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결정되므로 기술 못지않게 전문인력 확보도 중요한데 태안군은 지속적으로 전문연구인력을 영입하고 양성해왔다.
이제는 이를 지역 곳곳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읍·면 단위로 디지털 헬스케어 거점을 마련하고, 상시적인 건강 모니터링과 스크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존의 복지사업 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기존 사업에 AI, 디지털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
■ 김철웅 부원장(태안군 AI진흥원)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발달은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한 일상생활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태안군과 같이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이러한 기술들을 더 적극적으로 보급해야합니다.”
“태안군AI진흥원은 기술이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누구나 쉽게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건강관리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디지털 격차 없는 환경 조성을 위해 더 노력하고, 지역 사회 내에 전문적 인력 양성에 필요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